기업간 상거래를 할때 거래처의 신용을 사전에 알아보는 상거래용신용 조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일 신용보증기금은 상거래용 신용조사의뢰가 90년 2천4백67건에서 91년에는 4천3백52건으로 76.4%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금년도 1.4분기(1 3월)만도 8백1건의 신용조사를 의뢰받아 전년동기보다 45.9%나 늘어났다고 보증기금은 밝혔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름대로 큰 대과 없이 법사위원장 소임을 마치게 됐다"며 "임기를 마쳤으니 물러간다"고 밝혔다.그는 "어느 자리에 있든 늘 처음처럼 맡은바 직분에 충실하겠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국민과 함께 당원과 함께 지지자들과 함께 더 낮고 더 겸손하게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했다.정 의원은 이날 나란히 퇴임한 박찬대 전 원내대표와 차기 당 대표 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원내대표는 고별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민주당 차기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당 대표직 사퇴로 남은 임기 1년여를 채우게 된다.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이르면 7월에 개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한편, 정 의원이 물러난 법사위원장 자리는 민주당에서 계속 맡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정권이 교체된 만큼 야당이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러한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병기·서영교 의원은 법사위원장직을 두고 국민의힘 측과 협상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협상할 수 있는 것과 협상할 수 없는 것을 명확하게 분리하겠다고 여러 차례 말씀드렸고, 법사위원장 관련 사안은 후자"라고 밝혔고, 서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주장을 "택도 없는 소리"라고 말했다.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오뚜기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면사랑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하라고 한 중소벤처기업부의 처분이 위법하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판결 확정 전까지 오뚜기는 면사랑으로부터 계속 국수를 납품받을 수 있게 됐다.서울행정법원 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12일 오뚜기와 면사랑이 중기부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처분 취소 소송에서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며 오뚜기 측 승소로 판결했다.법원이 취소한 처분은 오뚜기의 생계형적합업종 사업확장 신청에 대한 불승인 조치다. 2023년 4월 면·소스 제조업체인 면사랑이 매출 규모가 커지면서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전환되자 오뚜기는 중기부에 사업확장을 신청했다. 국수·냉면 제조업은 생계형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있는데, 소상공인생계형적합업종지정에관한특별법(생계형적합업종법) 8조 1항에 따라 ‘대기업 등’은 이 업종에서 사업을 인수·개시·확장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오뚜기는 면사랑으로부터의 납품량을 연간 최대 출하량의 110% 이내로 줄이겠다며 중기부를 설득했다. 면사랑과의 거래가 해당 규정의 예외로 허용된다는 논리였다. 생계형적합업종법 8조 2항은 중기부 산하 생계형적합업종 심의위원회 심의에 따라 ‘소비자 후생과 관련 산업의 영향을 고려해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1항의 예외로 두고 있다. ‘국수 제조업 생계형적합업종 지정 고시’는 중소기업 OEM을 통한 연간 생산·판매 출하량이 최대 연간 OEM 출하량의 130% 이내면 생산·판매를 허용한다. 그러나 심의위는 오뚜기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생계형적합업종법 8조 1항에 규정된 ‘대기업
한 마디도 쉬지 않는 세 모녀. 한순간도 쉬지 않고 싸우는 한 커플. 웬만한 한국인보다 말이 더 많은 터키인 가이드. 남자는 이 소란스러운 투어에 끼게 된 것이 한스럽기만 하다. 원래 말이 없는 성격이지만 투어 내내 그는 더더욱 말이 없다. 지나치게 시끄러운 투어 멤버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중 한 명과 그에게는 숨겨진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젠 그 과거의 매듭을 풀 때가 된 것 같다.<귤레귤레>는 코미디 영화의 ‘최고봉,’ 고봉수(놀랍게도 그의 본명이다) 감독의 여덟 번째 장편영화다. 고봉수 감독은 장편 데뷔작, <델타 보이즈>(2017)와 그 다음 작품 <튼튼이의 모험>(2018)으로 전주국제영화제, 부일영화상, 들꽃영화상 등에서 주요 부문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해서 이후로 거의 매년 (<빚가리>(2024)의 개봉 전까지) 평균 두 편 이상의 영화를 연출해 개봉하는 기적에 가까운 저력을 보여주었다. 물론 이러한 ‘다작’은 이 영화들이 모두 저예산 독립영화 프로젝트이기에 가능한 일이다.분명 그는 다작을 추구하는 감독이지만 그의 영화는 얕지 않다. 고봉수의 코미디에는 웃음과 현실이 맞물려 공존한다. <다영씨>(2018)가 그리는 택배 기사의 일상이 그랬고, <빚가리>에서 빚에 허덕이는 아버지가 그랬다. 고봉수의 캐릭터들은 재미있는 사람들이지만 그것은 그들의 삶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낮은 삶에서 생존하기 위해 유머러스한 성격을 장착하고 버틸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거나 혹은 그들이 처한 현실이 너무나도 각박하기에 이들의 성향은 상대적으로 그것보다는 밝게 보이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고봉수의 소시민들은 그들의 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