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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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12월 17일 오후 4시 11분

국민연금공단이 내년 한국 부동산시장에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인 2조원 안팎의 자금을 쏟아붓기로 했다. 저금리 기조에 따라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업무용 빌딩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등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내년 국내 부동산 코어 플랫폼 펀드 출자 규모를 2조원 안팎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시장 관계자와 세부 방안을 논의 중이다. 부동산 코어 플랫폼은 핵심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로 국민연금은 2016년부터 매년 3000억~5000억원가량을 출자했다. 내년에는 7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하고 운용사 3곳을 뽑고 있는데, 이와 별도로 운용사 4~6곳을 선정해 1조~1조5000억원을 추가 배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펀드 규모는 최대 2조2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민연금이 한 해 실물 부동산에 2조원 넘게 출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범 후 지금까지 국내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5조9000억원)의 30%가량을 한 해에 약정하는 셈이다. 운용사들이 국민연금 출자금을 종잣돈 삼아 추가 자금을 모집해 펀드를 조성하는 점을 감안하면 상업용 부동산에는 10조원 넘는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와 국내 도심 임대료 회복세 등을 감안해 투자 타이밍이 무르익고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도심형 물류센터, 셀프 스토리지 등 새롭게 떠오른 부동산 섹터를 외국계 투자자와 운용사가 선점했다”며 “국민연금의 이번 대규모 출자가 토종 투자사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