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권위를 자랑하는 국수전(동아일보사 주최)이 국내 기전으론
처음으로 선상 대국으로 벌어진다. 조훈현국수와 도전자 이창호6단이 대
결하는 제37기 국수전 도전 제1국이 오는 14일 러시아 볼가강을 운항하
는 유람선 알렉산더호위에서 펼쳐진다.

조국수와 이6단은 지금까지 총전적 44승44패로 호각지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전적은 이6단이 11승5패로 우위에 있다. 현재 조9단은 국수
를 비롯, 4개의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데 비해 양재호8단을 물리치고
도전권을 따낸 이6단은 동양증권배등 9관왕에 올라있다.

게다가 조9단은 지난 7일 일본에서 벌어진 후지쓰배 결승전에서 유창
혁6단에 패하는 바람에 이른바 4인방가운데 올들어 치러진 세계3대 기전
에서 우승하지 못한 유일한 사람으로 남게 됐다. 조9단은 국수전에서 이
같은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여 흥미로운
대결이 기대된다.

이번 국수전 선상대국은 해외기사 이창세 6단의 주선으로 이뤄졌다.독
일에 머물며 시베리아의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알루미늄휠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이씨는 그동안 유럽지역에 바둑을 보급하는 일에도
힘써왔다. 국수전 7,8기에서 조남철국수에게 도전, 무릎을 꿇었던 아쉬
운 기억을 가진 이씨는 국수전의 볼가강 개최를 계기로 러시아에 한국바
둑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는 기대에 가득차 있다.